
“한 번만 해보자”라는 호기심이 “멈출 수 없는 습관”이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퍼지고 있는 사이버 도박은 단순한 유희가 아닌 중독성과 범죄성을 동반한 위험한 덫이다.
과거 도박이 어둠 속에서 몰래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는 SNS, 유튜브, 공개 채팅방을 통해 유입되는 불법 스포츠토토, 온라인 바카라, 슬롯머신 게임, 게임머니 환전 사이트 등은 외형상 단순한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청소년을 노리는 불법 사이버 도박이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나 ‘용돈벌이’로 시작되지만, 결국 돈을 잃고, 관계가 무너지고, 학교생활과 미래까지 흔들리는 결과를 낳는다.
청소년들이 사이버 도박에 빠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친구의 소개, 경제적 유혹, 손쉬운 접근성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SNS와 메신저를 통해 도박 사이트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일부 청소년들은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족의 금전까지 손대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더 나아가, 절도, 중고물품 사기, 대리 입금 등과 같은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아 사회적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경기남부경찰청은 사이버 도박에 연루된 청소년들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2025년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청소년 도박 자진 신고제인 ‘고(GO)-백(BACK)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이 제도는 처벌보다는 선도와 회복을 중심에 둔 제도로, 도박에 참여했거나 관련 정보를 아는 청소년이 ‘117 신고센터(전화)’에 자진 신고할 수 있다. 자진 신고자는 수사 및 처벌에서 일정 부분 감면을 받을 수 있으며, 전문 상담, 예방 교육, 병원 치료 등 종합적인 회복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단순히 법적 처벌을 피하는 것이 아니다. ‘숨김없이 말하여 청소년들이 도박에서 벗어나 본래의 삶으로 돌아간다’라는 데에 진정한 의미가 있다. 실수보다 중요한 것은 그만두는 용기이며, 청소년들이 문제를 혼자 끌어안지 않도록 주변의 따뜻한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나아가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이니만큼 정부와 지역사회는 예방교육과 지속적인 지원 체계를 강화하여 청소년들이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고, 가정에서는 청소년 도박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과 소통하여 도박을 사전에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