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시사신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한미동맹의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통해 3P(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플레이메이커)라인을 완성시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현지시간 2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싱크탱크 컨퍼런스’에 참석, 영어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는 경기연구원(GRI·원장 강성천), 미국 국가이익연구소(CNI), 한국정책학회(KAPS·회장 박형준) 등이 ‘한·미 협력을 이끄는 동력, 경기도’를 주제로 주최했다.
컨퍼런스에는 부시 행정부 당시 글로벌문제 담당 차관 선임보좌관이었던 폴 손더스 CNI 대표,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동아시아연구소장, 크리스티안 휘튼 전 트럼프 정부 국무부 선임보좌관,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국 북한 담당 부조정관, 마크 에서 전 아스트라제네카 부사장 등 현지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제퍼디’ 방식으로 소개한 ‘대한민국의 전략적 심장’ 경기도
이들 앞에서 김동연 지사는 미국의 장수 퀴즈쇼, ‘제퍼디!’ 방식으로 경기도를 소개했습니다. 김 지사는 20여 년 전 워싱턴에 있는 세계은행에서 근무했고, 존스홉킨스 대학 SAIS에서 풀브라이트 방문 연구원으로도 있으면서 수년간 미국 거주 경험이 있다.
김동연 지사는 “미국에 있을 때 제가 가장 즐겨 보던 TV 프로그램 중 하나가 ‘제퍼디!’였다. 오늘은 알렉스 트레벡(쇼 진행자)처럼 제가 진행자가 되어 여러분께 몇 가지 힌트를 드리겠다”면서 퀴즈식으로 연설을 전개해 나갔다.
“첫 번째 힌트. ‘이 지방’은 태국 전체 경제 규모와 맞먹는다. 경제 규모를 한 나라의 GDP로 치면 세계 30위권이다. 2,0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초대형 반도체 클러스터를 형성 중이며, 첨단 모빌리티·바이오테크·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거점 중 하나다.”
“2라운드. ‘이 지방’은 인구가 1,420만 명으로 포르투갈이나 스웨덴 인구의 거의 1.5배에 달한다. 미국 본토 말고 단일기지로는 최대 규모의 미군 기지가 위치한 곳이다.”
두 가지 힌트를 던지면서 김 지사는 ‘이 지방’은 어디인지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내놓았다. 아시다시피 정답은 ‘경기도’였다. 이렇게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전략적 중심지임을 퀴즈식으로 부각했다.
◇‘다보스’ 일화로 강조한 한미동맹
이어 김동연 지사는 지난 1월 경제올림픽으로 불리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했을 때의 일화를 들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다보스 포럼은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 불과 한 달 지나 열려 대한민국 정치 상황에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한국 정치인으로선 유일하게 초청받아 참석한 김 지사에게 자연히 많은 글로벌 리더와 세계 언론이 주목했다. 미국 폴리티코의 공동 창립자이자 편집장인 존 해리스는 김 지사에게 “야당(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한미동맹이 약화되지 않겠는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기도 했다.
이에 김 지사는 단호히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누가 집권하든 한미동맹은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지탱하는 확고한 ‘린치핀’(핵심축)”이라고 못박았다.
김 지사는 당시의 문답을 소개하면서 “제 말은 옳았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양국 관계는 정상화될 뿐만 아니라 한층 더 발전했다. 우리 경제는 주가가 급등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동맹에서 경제와 안보를 축으로 한 ‘경기도 역할론’ 제시
다음으론 퀴즈식으로 부각한 경기도의 전략적 가치와 린치핀(한미동맹)을 연결시켰다.
김 지사는 “불과 몇 시간 전,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APEC이 열리는 경주에서 경제, 안보, 전략 현안에 대한 돌파구적 협의에 이르러 양국 관계가 공고해지는 모습을 우리 모두가 목격했다”면서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저는 경기도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양국 동맹의 미래를 위한 핵심 연결고리이자 추진력”이라면서이다.
김 지사는 “지난 8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피스메이커’, 이 대통령은 ‘페이스메이커’로서 지원하겠다고 한 발언을 떠올렸다.
김 지사는 “여기에 저는 한 가지 더 덧붙이고 싶다”면서 “바로 경기도와 제가 ‘플레이메이커’가 되어 한미 양국 당국과 협력해 목표를 성공으로 이끌겠다”고 했다.
‘플레이메이커’가 되어 ‘피스메이커’와 ‘페이스메이커’가 성공할 수 있도록 측면에서 돕겠다는 뜻이다. ‘플레이메이커론’을 강조하기 위해 김 지사는 미국인들에게 전설로 남아 있는 미식축구 선수 ‘톰 브래디’의 이름을 꺼냈다. “위대한 팀의 승리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톰 브래디와 패트릭 마홈스 같은 플레이메이커가 있기 때문에 이루어진다”면서이다.
김 지사는 “오늘 이 자리에서 저는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트러스트 인 경기’(경기도를 믿어 주십시오). 그리고 저를 믿어달라.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그리고 플레이메이커라는 ‘3P’ 라인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플레이메이커로서 김 지사와 경기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역할을 할지는 경기도와 미국 간의 통상 관계를 들어 상세히 설명했다.
김 지사는 “저는 임기 말까지 경기도에 100조 원(750억 달러 상당)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약속을 1,420만 경기도민에게 했다. 어제 보스턴에서 체결한 협정으로 이 임무는 예정보다 앞당겨 완수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100조 원 중엔)총 39건의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를 유치했는데, 이 중 16건이 미국계 기업 또는 계열사로부터 유치된 것으로, (미국계 기업이) 전체 외국인 투자의 절반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 김 지사는 “경기도에 본사를 둔 한국의 첨단 기술 대기업들이 미국 전역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라면서 “애리조나의 LG, 텍사스의 삼성, 인디애나의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모빌리티, 배터리 분야에서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에서 이루어지는 이런 ‘양방향’ 투자통상 흐름이 양국 간 파트너십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경제와 안보는 한미동맹에서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양국 경제가 더 깊이 연결될수록 평화는 더욱 공고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경기도와 미국 간의 상호 투자를 촉진하고 발전시켜 한미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상원의원 면담서 ‘한국 동반자 법안’ 협력 요청...긍정 답변 얻어
컨퍼런스 연설에 앞서 김동연 지사는 미국 네브래스카 주지사 출신인 피트 리키츠(Pete Ricketts) 상원의원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동연 지사는 “조금 전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무역, 통상 그리고 안보 전략적 현안에 대한 합의를 이루었다”면서 “경기도는 1,420만 인구를 가지고 있어 가장 큰 지방정부이고 네브래스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중요한 시장이니 오늘 만남을 계기로 해서 더욱 돈독한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피트 리키츠 상원의원도 “네브래스카와 한국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통상 협력을 해왔다. (상원)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을 맡고 있어 (관계 발전을 위해)한국을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적극 호응하면서,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 “기대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동연 지사는 미국 상원에 계류 중인 ‘한국 동반자 법안’(Partner with Korea Act)과 관련한 협력을 요청했다.
김동연 지사는 “최근 조지아에서 한국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구금되는 사태가 있었는데, 이런 일이 있다면 미국 경제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 동반자 법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법안의 상원 통과에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해당 법안은 한국의 전문 인력이 미국 기업·연구기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신규 비자( E-4) 신설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피트 리키츠 상원의원은 “의사, 간호사 등 고숙련 인력의 이민을 지원하는 법안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지지해왔다”면서 “말씀하신 법안도 관심 있게 볼만한 법안일 것 같은데 잘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피트 리키츠 상원의원 외에도 오늘 다양한 스팩트럼의 워싱턴 정-관-학계 인사들과 만났다.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 측 협상 대표로 제네바 합의를 이끌었던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석좌교수,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지낸 토마스 C 허바드 전 주한미국대사, 존스홉킨스대 칼 D. 잭슨 석좌교수, 트럼프2기에 다수 인사를 입각시키면서 실세 싱크탱크로 평가되고 있는 AFPI(미국우선주의연구소)의 질 호만 무역·경제정책담당 부국장, 미국의 싱크탱크 CSIS의 제이슨 정 수석고문, 스콧 스나이더 KEI(한미경제연구소)회장 등과 릴레이 면담을 했다. 하루 8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이었다. ‘플레이 메이커’ 역할에 바로 시동을 건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