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시의회 최호섭 의원 양성지구 택지개발 전략, 안성시 양성면에는 아직 아파트 단지 하나 없다. 인구는 5천 명대에 머물러 있고, 젊은 세대가 정착할 주거 선택지도 충분하지 않다. 이것이 지금 양성이 마주한 냉정한 현실이다. 개발이 더뎠던 이유 역시 분명하다. 교통과 생활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못했고, 그 결과 주거와 인구 유입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양성은 달라지고 있다.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들이 하나씩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교통 환경의 구조적 변화다. 공도~신령간 도로와 원곡 반제도로가 더해지면, 이 도로들은 서로 만나 평택으로 이어지는 핵심 교통망을 형성하게 된다. 이는 국도38호선과 공도 시가지를 통과하던 교통을 외곽으로 분산시키는 실질적인 우회도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교통이 바뀌면 주거의 조건이 달라진다. 공도는 만정지구 택지개발 이후 인구 7만 명을 넘어 안성의 중심 생활권으로 성장했다. 계획적인 주거 공급과 도로망 확충이 동시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양성 역시 같은 조건을 갖춰가고 있으며, 이제 그 가능성을 실행으로 옮길 시점에 와 있다.
특히 양성면 택지개발은 산업입지 전략, 그중에서도 반도체 산업과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과제다. 용인 원삼 일대에 조성 중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향후 수만 명의 종사자와 협력업체 인력이 필요하게 된다. 문제는 일자리는 만들어지지만, 그에 걸맞은 배후 주거지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으면 근로자들은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편적인 개발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 + 주거’가 결합된 패키지형 택지개발 전략이다. 양성은 반도체 클러스터와 불과 수 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지역으로, 교통망이 갖춰질 경우 최적의 배후 주거지로 기능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다행히 양성면은 평야부지가 넓고 지가가 인근 도시 대비 상대적으로 낮아, 대규모 계획형 주택 부지 조성에 매우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조건은 향후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3기 신도시 이후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대규모 공공택지∙산업연계 주거단지 후보지로 검토될 가능성도 충분히 열어두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배후 주거지로서 양성의 전략적 가치는 앞으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만약 양성지구에 1만 세대 규모의 계획형 택지개발이 이뤄진다면, 공도 만정지구의 성공 사례처럼 향후 10년 내 인구 5만~7만 명대의 자족 생활권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단순한 지역 성장에 그치지 않고, 안성시 전체 인구 저변 확대와 지역 소멸위기 극복, 나아가 반도체 산업 성장의 기반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양성의 변화는 양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도·원곡·양성을 잇는 안성 서부 생활권 전체, 그리고 수도권 남부 반도체 산업벨트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현실을 직시하고, 준비된 교통 위에 계획적인 택지개발과 산업 전략을 함께 올려놓는 것이다.
나는 안성시의회 운영위원장으로서, 아파트 하나 없는 양성의 현실을 반드시 바꾸겠다는 책임감으로 이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양성은 더 이상 머물러야 할 곳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과 함께 성장하며 사람이 찾아오고 일하며 정착하는 지역으로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양성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는 결단과 실행의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