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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목사 칼럼] 진홍 가슴새

“중국에서는 노벨문학상이 나오는데 우리나라에는 안 나오는가"

요즘 각종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올해 노벨문학상은 중국의 소설가 모옌이 받았습니다. 저도 글 쓰는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상은 몰라도 노벨문학상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습니다.

 

 

“중국에서는 노벨문학상이 나오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안 나오는가...” 저 같은 사람은 노벨문학상을 꿈도 못 꾸겠지만, 우리나라의 이어령이나 이문열 이런 사람은 한 번 도전해 봄직 하는데 아직 수상자가 없어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도 언젠가 후보에라도 한 번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웨덴 라게를뢰프가 쓴 ‘진홍가슴새’라는 동화가 있습니다.

 

 

그 동화의 내용은 이런 내용입니다. 옛날 하나님께서 세상 만물을 지으실 때였습니다. 저녁 무렵이 되어서 하나님은 깊은 생각을 하신 후, 잿빛 털을 가진 조그마한 새 한 마리를 만드셨습니다. 그리고는 진홍가슴새라는 이름을 붙여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새가 하나님께 여쭈었습니다. “하나님, 저는 온통 잿빛털을 가지고 있는데 어찌하여 진홍가슴새라는 이름을 붙여 주셨습니까?” 그러자 하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네가 진정한 사랑을 베풀 수 있게 될 때 진홍가슴새라는 이름에 합당한 깃털을 갖게 될 것이다.” 그 후로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어는 날 진홍가슴새 둥지 근처 언덕에 십자가가 세워졌습니다. 그리고는 십자가 위에 한 사람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멀리서 이 광경을 보던 진홍가슴새는 그 사람이 얼마나 불쌍하게 보였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 십자가에 달린 사람에게로 훨훨 날아갔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까 그 사람의 이마에는 뾰쪽뾰쪽한 가시면류관이 씌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몸을 움직일 때 마다 가시가 박힌 상처에서 검붉은 피가 솟아나고 있었습니다. 이 새는 그 가엾은 사람의 이마로 날아갔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자그마한 부리로 그 사람의 이마에서 가시를 하나씩 하나씩 뽑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가시가 뽑힐 때 마다 피가 솟아나서 이 작은 새는 온통 피투성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피투성이가 된 채 이 새는 지치도록 가시들을 뽑았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가시들을 뽑다가 안타깝게도 자기 둥지로 돌아오고야 말았습니다.

 

 

왜냐면 그 새가 가시를 다 뽑기 전에 십자가에 달린 그 사람은 숨을 거두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자기 몸에 묻은 피를 아무리 씻어도 그 피가 지워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그 새의 목덜미와 가슴에는 선명한 핏자국이 남게 되었습니다. 더더욱 이상한 것은 그 새가 낳는 새끼들까지도 모두 목덜미와 가슴에 선명한 진홍빛 털이 생기게 되었던 것입니다. 결국 이 새는 하나님이 지어주신 이름대로 진홍가슴새가 진짜 된 것이죠. 이 동화의 저자는 핏빛 자국을 가진 진홍가슴새를 누구로 비유하고 싶었을까요?

 

 

바로 예수님을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을 말하고자 했을 것입니다. 아니 예수님의 죽으심을 전하고 그의 복음을 선포해야 할 우리들과 일치시키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 동화의 저자가 말한 것처럼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사람은 다 진홍가슴새입니다. 우리 역시 목덜미와 가슴에 선명한 진홍색 핏빛 자욱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우리의 목덜미와 가슴에 예수님의 스티그마(흔적), 그 분의 못자국과 핏자국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십자가의 못자국과 진홍색 핏빛 흔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물론 그 복음을 전하는 것은 참으로 힘듭니다. 전도하는 대상자들에게 대부분 홀대를 받고 때로는 핍박을 받으며 엄청난 박해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아무리 교회가 많고 기독교가 부흥을 했다 하더라도 아직은 믿는 사람보다 믿지 않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화 속에 나오는 새가 자신의 조그마한 부리로 예수님의 이마에서 가시를 뽑아내다가 부리가 상처 나고 피가 솟아나서 온통 피투성이가 된 것처럼 우리 역시 때로는 핍박을 받고 박해를 받아도 그래도 이웃에게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우리 역시 진홍가슴새로 부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는 진홍가슴새들이 모인 교회입니다. 애당초 담임목사의 유명세로 교회가 부흥된 것도 아니고 교회가 이름나서 수평이동으로 부흥된 교회도 아닙니다. 그저 주님을 사랑하고 영혼을 사랑하며 전도의 소명감으로 가슴이 뜨거운 진홍가슴새들의 눈물 나는 전도로 성도들이 모여들고 부흥을 했던 교회입니다. 특별히 우리 교회는 해마다 봄과 가을로 프라미스생명축제를 합니다. 그리고 그 때 마다 전도 작정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전도작정을 하려고 합니다. 전도작정을 한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우리가 진홍가슴새가 되기로 작정하는 날입니다.

 

 

우리의 작은 부리로 가시를 하나씩 하나씩 뽑아내는 고통을 감내하면서라도 주님의 복음으로 영혼을 구원해 내겠다는 결단을 하는 날입니다. 물론 그럴 때 마다 담임목사는 성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송구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어찌 저 역시 여러분에게 부담을 주고 싶겠습니까?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아도 여러분은 하나님이 이름지어 주시고 새에덴의 둥지로 불러 주신 진홍가슴새들이기에 저는 여러분을 진홍가슴새답게 살도록 해 줄 뿐입니다.

 

 

 저는 분명히 확신합니다. 천국에서 주님의 이마에 가시를 하나라도 더 빼주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감당하며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진홍가슴새와 그리고 참새같이 살아왔던 사람들을 구별해 주시고 분명히 차등해 주시고 보상해 주실 것을 말입니다. 아, 사랑하는 진홍가슴새들이여, 이 시대의 복음의 전사들이여. 우리 함께 프라미스생명축제를 맞이하여 함께 날아가고 더불어 진군하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