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오후 3시 국회를 방문하여 "국회가 한.미 FTA 협정을 비준동의해 주면 FTA 발효 후 3개월 내에 미국에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재 협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말에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투자자소송 조항이 폐지되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라며 제안을 거부했다.
|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담에는 박희태 국회의장, 권오을 국회사무총장,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 임태희 대통령 실장 등이 참석, 기념촬영을 한 뒤 곧바로 대화에 들어갔다.
|
이 대통령은 전날 하와이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일본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이 화제였다고 소개하면서 "아마도 일본은 한국이 국제 조약에 대처하는 능력이 자신들을 앞서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
특히, 이 대통령은 "미국 방문시 공화당내 반대가 있었으나 FTA를 가결한 사실을 화제로 삼아 우리도 민주당 정권에서 FTA 협정을 시작해서 한나라당까지 왔기 때문에 FTA가 비준되면 2013년 새 정권이 출범하면 그 효력이 발생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
한편, 이 대통령은 오후 3시 정각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국회 본청앞에 도착하여 권오을 사무총장의 영접을 받으며 곧바로 3층 제1접견실에 마련된 회의장소로 직행, 손학규 대표와 악수를 나누며 '아이고 자주뵙네요, 문제가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그 의지를 양당 대표에게 보여주러 왔다"고 말했다.
|
이에 손 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이 국회를 오셨으니 잔치분위기가 되어야 하지만 오늘 분위기는 그런것 같지 않다"며 "최근 언론에서는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하는 게 야당에 대한 압박이며 FTA를 일방 처리하기 위한 수순을 밟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
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방문을 두고 민주노동당은 "한.미 FTA 강행 처리를 위한 수순 밟기라는 비난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며 평가절하 하면서 "재협상 요구에 대해선 철저히 외면하면서 국회 방문을 강행하는 것은 이 대통령 스스로 국회 파행의 불씨를 자처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지난주에는 야당의 거부와 여론에 밀려 오지 못했다가 오늘은 교섭단체 대표들만 만나겠다며 국회 방문을 강행했다"고 주장하고 "야당과 국민들의 절박한 요구는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설명하겠다는 것은 설득이 아니라 강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