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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발레의 패러디, 마츠 에크의 과감한 도전 <지젤>

● 프랑스 리옹 국립오페라발레단, 마츠 에크의 <지젤>을 갖고 내한한다!

● 창조적인 각색과 역동성, 토슈즈를 벗고 맨발로 무대에 선 지젤의 파격적인 캐릭터

● 마츠 에크의 안무, 낭만발레의 대표작 <지젤>을 실존주의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

 

고전 발레의 텍스트를 기반으로 현대적인 해석이 돋보이는 작품을 꾸준히 소개해 온 성남아트센터는 개관 5주년을 맞아 프랑스 리옹 국립오페라발레단을 초청해 마츠 에크 안무의 <지젤>을 무대에 올린다.

 

‘고전에 대한 공격인가? 도전적인 창조인가?’ 작품에 대한 극명한 찬반 속에서도 쿨베리 발레단을 세계적인 무용단으로 성장시킨 현대무용의 이단아 마츠 에크는 진일보한 파격으로 고전 발레 <지젤>을 재해석했다.

 

<더 타임즈>로부터 “유머와 추진력으로 가득차 있으며, 고전의 창조적인 각색을 통해 작품에 역동적인 생기를 더한다”는 평을 얻은 마츠 에크는 로맨티시즘의 절정이자 낭만발레의 대표작인 <지젤>을 실존주의적 관점에서 독창적으로 해석했다. 2010년 꼭 찾고 싶은 무용 공연으로 마츠 에크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대작이다.

 

일 시 : 2010년 10월 29일(금) 오후 8시, 30일(토) 오후 5시 (관람시간 90분)

장 소 :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티 켓 : VIP-130,000 / R-100,000 / S-70,000 / A-40,000

주 최 : 성남문화재단

문 의 : 성남문화재단 031-783-8000, 인터파크 http://ticket.interpark.com 1544-8117

 

■ 현대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고전 작품의 재해석

고전은 언제나 ‘새로운 시각으로 봐야 할 그 무엇’

 

대머리 백조와 나약한 왕자, 사랑에 배신당하고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바보 지젤, 요염한 십대의 마약중독자 오로라 공주, 담배를 물고 있는 자유분방한 카르멘... 우리가 오랫동안 사랑해 온 고전 <백조의 호수>와 <지젤>, <잠자는 숲속의 미녀>, <카르멘> 등은 마츠 에크에 의해 새롭게 탄생된 캐릭터들이다.

 

요즘은 고전 패러디가 익숙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파격의 원조인 ‘마츠 에크’의 작품들은 다시 봐도 여전히 급진적이고 도발적이다. 현대무용계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고전을 새롭게 재해석하며 감동과 신선한 예술적 도전을 선사해왔다. 고전을 재해석하는 데에 있어 혁신적인 제안을 해 온 마츠 에크는 세월이 지나도 깊이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고전’은 오히려 “너무 유명해서 사람들의 상상력을 가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것도 흥미롭겠지만, 마츠 에크는 현재 시각에서 고전을 바라보는 비틀기 시선을 즐기는 것이다. 지금도 현대적인 해석 가운데 파격적인 연출들은 많은 뉴스를 낳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남자 백조’의 등장을 파격으로 소개하지고 있지만 평론가들은 그 힘과 깊이에서 에크의 ‘대머리 백조’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한다.

 

국내에서 마츠 에크의 작품은 지난 2003년, 쿨베리 발레단이 내한해 선보인 <백조의 호수>를 통해 처음 만날 수 있었다. 마츠 에크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그 자리는 ‘소문대로’ 파격적인 해석이었고 신선한 충격을 받은 국내 팬들은 마츠 에크에 궁금증이 더 커져갔다.

 

이후 2006년, 마츠 에크는 국내 한 무용단이 그의 또 다른 작품 <카르멘>을 무대에 올릴 때 한국을 직접 방문했다. 마츠 에크는 내한 당시 “스트린베리의 연극, 잉그리드 베리만, 구로자와 아키라, 왕자웨이(왕가위)의 영화를 좋아하고, 이들의 영향이 은연중에 작품 속에 녹아 들어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자라온 배경을 살펴보면 무용과 연극이 강한 축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유약해 보이고 모성애를 자극하는 남성에 비해, 주변을 압도하는 여성의 이미지가 강렬하다. 마초적 남성과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요부의 전형성을 가볍게 뛰어넘어 그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도덕과 선악의 판단에도 개의치 않으며, 오히려 위선을 조롱하는 듯한 독자적이고 강한 여성성을 제시한다.

 

이처럼 흑과 백, 선과 악, 추함과 아름다운에 대한 통념을 바꿔놓는 과감한 재해석으로 종종 찬반 논란을 일으켜 온 마츠 에크는 아예 ‘완전히 고전적이지 않을 바에야 완벽히 재창조하라’고 말한다. 사실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것도 알고 보면 이미 두 번째, 세 번째 버전이다. 대부분 처음에는 형편없는 것이었다가 재손질을 거친 후 찬사를 받는 ‘완성품’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게 따지자면 마츠 에크는 고전 발레의 재해석을 위한 개척의 역사를 쓰는 인물이라 해야할 것이다.

 

■ 고전의 심장을 고수한다, 나름의 해석을 할 뿐

고전에 대한 우리 나름의 접근이 없다면 우리는 관객들을 빠르게 잃을 것

 

마츠 에크는 어머니 비르짓 쿨베리가 1967년에 창단한 ‘쿨베리 발레단’과 더불어 그의 재해석 작업을 시작하면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배우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마츠 에크는 연극에 대한 조예가 깊어 현재 연극 연출까지 병행하고 있는데, 그가 연극적 안무에 남다른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겠다. 마츠 에크의 작품들은 스토리 발레와 서정적 작품을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유명 발레단과 레퍼토리 작업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마츠 에크는 “고전의 새로운 해석은 오늘날의 관객들과 무용계에서 작품을 신선하게 남겨두는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고전에 대한 우리 나름의 접근 없이 고전만 고수한다면 “우리는 관객들을 매우 빠르게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재해석’의

 

고전 발레 <지젤>에서는 배신과 귀신들의 복수 혹은 죽음을 초월한 사랑과 같은 낭만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주제를 얘기하고 있지만, 마츠 에크의 작품에서는 현실의 긴장감과 걱정으로 동요하게 된다. 첫 장면에서 지젤은 마치 덫에 걸린 듯 밧줄을 허리에 감고 있는데, 그녀가 빠질 사랑의 함정을 미리 보는 듯하다. 사리 판단에 어두운 듯 무분별해 보이는 맨발의 지젤은 다소 낯설고 순박하다. 힐라리온은 그녀를 감시하는 교활한 사냥꾼으로 성격이 선명히 드러나고, 알브레히트는 거의 백지 같은 그녀에게 끌려 나약한 그녀를 걱정하지만 배신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인물이다.

 

초자연적인 세계로 도피하는 원작과 달리, 광기에 다다른 지젤은 정신병동으로 보내진다. 초점 없이 멍하거나 나무토막처럼 굳은 채 구르는 몸들은 그 자체로 배신 이후의 처참하고 피폐한 생체학을 보여준다. 뒤늦게 참회한 알브레히트는 지젤을 찾아오지만 뒤늦게 참회해봤자 이들은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그녀를 찾아온 그의 제스처는 진정한 사랑인가 아니면 동정에 불과한 것인가.

 

이처럼 현실적 파장을 낳는 질문들을 쏟아내게 만드는 것이 이 작품의 힘이다. 마츠 에크의 <지젤>은 정신분석을 통한 인간성의 탐구와 더불어 동시대 예술 정신이 결합된 면면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고전의 틀을 유지하는 것은 그대로 하되, 모든 고전이 박제 상태로만 고수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겠다.

 

마츠 에크의 의도 역시 “고전을 뒤집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이다. ‘고전’이 과거의 문맥에 한정되지 않고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의미를 가질 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고전이라는 의미이겠다. 마츠 에크에게 있어 ‘고전’은 새로운 시각으로 봐야 할 그 무엇이다. 그의 시선으로 현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고전 ‘지젤’을 만나보자.

 

프랑스 리옹국립오페라발레단에 의해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오르게 될 <지젤>은 역시 이러한 차원에서 기대되는 걸작이다. 리옹오페라발레단은 지난 2006년에도 내한해 안느 테레사 케이르스마커, 샤샤 발츠 등 동시대 최고 안무가의 소품들을 선보였다. 특히 이 발레단은 마기 마랭과의 인연으로 잘 알려진 면이 있는데, 최근에는 안무가와 레퍼토리 선택에 폭을 넓히면서 신선한 동력과 자극을 만들어가고 있다. www.snart.or.kr

 

■ Mats Ek

'마츠 에크의 안무는 유머와 추진력으로 가득차 있으며,

고전의 창조적인 각색을 통해 작품에 역동적인 생기를 더하고 있다.'

<The Time 2001/6/8>

고전의 창조적인 각색을 통해 역동적인 생기를 더하고 있다

 

마츠 에크(1945~)는 스웨덴 배우 안데르스 에크와 무용가 비르기크 쿨베리 사이에서 태어났다. 형도 유명한 무용수 니콜라스 에크일 정도로 대단한 예술가 집안이다. 부모가 이혼한 후 부친 밑에서 성장했고, 연극 쪽에 기울어 영화감독 잉마르 베리만의 조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1972년부터 무용으로 완전히 전환하고 이듬해 모친의 쿨베리 발레에 입단했다.

 

1962년 출생인 마츠 에크는 1965년 Donya Feuer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1965년 Mariebergs College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1966년 스톡홀롬의 마리오네트 극장, 로열 드라마 극장(The Roayl Dramatic Theatre)의 예술감독을 역임한 그는 1973년 쿨베리 무용단의 무용수로 시작해 1976년 쿨베리 무용단의 안무를 시작하며 안무가로서의 인생을 살게 된다. 쿨베리 발레에서 모친과 공동으로 예술감독을 맡던 그는 1985년부터 단독으로 예술감독으로 굵직한 화제작을 남겼다.

 

1993년부터는 프리랜서 안무가로서 전 세계 유명 무용단과 함께 작업하고 있는데, 대머리 백조와 나약한 왕자, 사랑에 배신당하고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바보 지젤, 요염한 십대의 마약중독자 오로라 공주, 담배를 물고 있는 자유분방한 카르멘. 이 모두는 마츠 에크가 새롭게 탄생시킨 고전의 주인공들이다. 현재까지 함부르크 발레단(Sleeping Beauty, 1996),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A Sort of, 1997), 파리 오페라(Appartement, 2000) 등과 새로운 작품을 창작 작업하고 있다.

 

대표작은 <사계>1978, <지젤>1982, <백조의 호수>1987, <카르멘>1992, <잠자는 미녀>1996 등이다. 기존의 명작 발레에 숨어있는 이면적인 의미를 급진적으로 읽어내는 작업으로 명성을 획득했는데, 전통적인 발레보다는 광의의 '모던 댄스' 에 가깝다. 미학적, 기교적 관점이 아닌 사회적, 인종적, 심리분석적 관점에서 작품을 다루는 경향이 강하며, 엽기적인 움직임이나 거친 섹슈얼한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다루는데, 이를 인간과 그 주변의 본질적인 모습이라고 본다.

그의 작품 중 <카르멘>과 <백조의 호수>는 쿨베리 발레가 내한공연한 바 있고 특히 <카르멘>은 국립발레단 레퍼토리로 채택되어 기존 발레의 틀을 깨뜨렸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그가 세계적인 안무가로 주목받은 기념비적인 출세작은 <지젤>이라 할 것이다.

 

‘고전에 대한 공격인가, 도전적인 창조인가’라는 작품에 대한 극명한 찬반 속에서도 쿨베리 발레단을 세계적인 무용단으로 성장시킨 현대무용의 이단아 마츠 에크(Mats Ek)는 40년 동안 총 30여 작품을 창작하며 연극적인 풍자와 해학을 혼합한 안무를 선보여왔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지젤>(1982), <백조의 호수>(1987), <카르멘>(1992), <잠자는 숲속의 미녀>(1996) 등이 있는데, 수많은 대표적인 고전 발레를 그 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하여 관객들에게 충격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급진적인 해석은 “소름끼치는 백조의 호수, 징그러운 잠자는 숲속의 미녀, 외설적인 카르멘(파이낸셜 타임즈, 1992)”이라는 악평과 함께, ‘백조의 호수’ 초연 당시 평론가들이 공연 중 극장을 뜨게 만드는 해프닝을 낳기도 했다.

 

마츠 에크는 고전에 자신의 개인적인 신념을 적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고전을 일컬어 ‘너무 유명해서 사람들의 상상력을 가두는 것’이라고 하며 고전을 언제나 ‘새로운 시각으로 봐야 할 무엇’, ‘고전의 새로운 해석은 오늘날의 관객들과 무용계에서 작품을 신선하게 남겨두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츠 에크는 원작의 균형을 깨뜨리고, 흑과 백, 선과 악, 추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을 바꿈으로써 고전을 재해석 하는 방식을 선보인다. 추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과장을 사용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진정한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의 모든 동작을 표현하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