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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故워커대장 추모식을 다녀와서

 ▲ 새에덴교회 소강석목사 

 

지난12월 3일에 서울의 날씨는 칼바람이 귀를 에이는 듯했습니다. 그 칼바람을 맞으며 서울시청 광장에서 1시간 30여분 동안을 앉아 있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저는 무심코 평상시에 입던 짧은 와이셔츠에 양복하나 걸치고 가서 얼마나 추웠는지 모릅니다.

 

다행히 뒤늦게 송종호 집사가 최성주 집사가 입던 긴 잠바를 가져다주었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故 위커 대장의 전사를 생각하면서 참고 인내했습니다.

 

워커 장군은 초대 미8군 사령관이었습니다. 6.25전쟁이 터지자마자 금방 서울 빼앗기고 이승만 대통령이 부산에 갔을 때 “대한민국 정부를 제주도로 옮길 것이냐, 제3국으로 망명을 할 것이냐”며 이런 검토을 하던 풍전등화의 위기에 워커 장군은 “내가 여기서 죽더라도 끝까지 한국을 지키겠다”며 대한민국 최후의 보루였던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는데 성공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을 성공 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맥아더 장군만 기역하는데 워커 대장이 낙동강 전선을 지키지 못했다면 맥아더 장군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하지 못했을것입니다.

 

그래서 이승만 대통령은 워커 대장이 낙동강 전선을 지켜낸 영웅으로 칭송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워커 대장만 우리나라를 위해 싸운 것이 아닙니다. 그에게는 샘이라는 외아들이 있었는데 대위로 복무하며 최전방에서 싸웠습니다. 그런데 워커 대장은 서울 수복을 한 후에 미24사단 19연대와 함께 전방으로 가다가 한국군 6사단 2연대군속 박정래가 운전하는 차에 충돌을 해서 죽은 것입니다.

 

그래서 그날3천만 국민 모두는 슬퍼했고 전국 가가호호에 조기를 달고 애도를 하였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운전 부주의를 해서 워커 대장을 전사하게 했던 박정래를 총살을 시키려고 할 정도로 분노를 금치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분이 전사한 60주기 추모제를 하면서 주최 측에서 저에게 추모시를 부탁을 한 것입니다.

 

저도 솔직히 맥아더 장군이나 알고 있었지 워커 대장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 때 당시는 집집마다 조기를 달고 했지만 지금 와서는 워커 대장에 대해 우리국민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그런데 저에게 추모시를 부탁해서 이 분에 대해서 다시 스터디를 했습니다. 그랬을 때 결국은 이분 때문에 오늘의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할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시를 써 가지고 갔습니다.

 

조화들이 바람에 다 쓰러져 버릴정도로 추운 날씨 속에서 덜덜 떨다가 순서가 되어서 나갔지만 60주기를 기념하는 헌시를 가슴 뜨겁게 또록또록한 목소리와 발음으로 낭송을 잘하였습니다.

 

그랬을 때 거기에 참석한 미국 부대사나 사령관을 비롯해서 한국에 군 출신들과 군관계자들이 경청하며 반짝이는 눈으로 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다시 한 번 역사의식을 갖고 우리나라를 지켜준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시를 낭송하였습니다. 그때했던 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의 빛이 우리의 어둠을 밝혔습니다.

 

6월의 새벽 햇살이 조국의 비출 때

참혹한 전쟁의 수레바퀴는

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들꽃들을 짖밟고 지나갔습니다

피를 토하고 팔다리가 잘리고 눈이 뽑혔던

이 땅의 풀과 꽃과 별들의 통곡은

잔인한 슬픔의 밤을 지시우며

우리의 귀를 막고 눈을 멀게 하였습니다

그 고난과 시련의 밤

한반도를 지키는 별빛처럼

미8군 초대 사령관으로 목숨을 걸고 싸웠던

당신, 해리스 워커 대장

 

당신이 온 몸과 혼을 부어서

여기서 죽는다 하더라도 한국을 끝까지 지키겠다며

벼랑 끝 최후의 보루였던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였으니

당신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저 수많은 별 들 가운데 가장 빛나는 별이요

영웅 중의 영웅입니다

 

당신의 피와 눈물의 희생으로 인하여

우리 조국은 9.28 서울수복에 성공하였고 대역전

드라마의 새벽 종소리를 조국 강산에 울리게 했으니

저 바람에 흔들리며 흐르는 한강의 푸르른 여울도

남산의 비탈진 바위에 심겨진 낙락장송도

어찌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낯선 이방의 땅에 와서 피를 흘린

당신의 숭고한 희생과 충정을 차마 잊을 수 있으리오

이제 당신이 떠난 60주기 추로제를 맞아

서울시청 광장에서 이 땅에 피어난

자유 대한민국의 붉은 심장의 꽃을 당신께 바치며

다시 이 땅의 자유와 민주의 고귀한 가치를 기념하거니

워커 대장이여

 

60년 전 이 땅의 암훅을 비추던 푸른 별빛이며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 싸웠던 당신이여

그 치열했던 전투와 피로 얼룩진 님의 정신은

이제 우리의 가슴에 또 다른 별빛이 되어

타오르고 있나니

결코 다시는 전쟁이 없는 평화의 나라가 되도록

한반도의 고요한 아침을 바라보며

그 환한 빛으로 비추어 주소서

우리의 불멸, 워커 대장이여

이 땅의 자유와 민주의 숭고한 표지여

민족사의 돌비에 영원한 기록으로 새겨질

영웅 중의 영웅이여.

 

시가 끝나자마자 조갑제씨나 은평구청장를 3선이나 했던 노재동 전 구청장 등이 시를 보내 달라며 팩스번호를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필섭대자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어쩌면 그렇게 가슴을 울리는 시를 쓰고 낭송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옆에서 통역을 통해서 시 내용을 들었던 주한 부대사와 한미부사령관이 너무너무 고맙다고 하는 것입니다.

 

연평도 사건을 통해서 남북이 긴장하고 있을 때 故 워커 대장의 전사는 다시 한번 온 국민이 상기해야 할 사건일 것입니다. 제 자신부터 더욱 고난의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저는 한인 민간인 최초로 맥아더 장군의 기념관에서 추모식 기조연설을 했고 워커대장의 전사 60주년 추모제에서도 헌시를 하고 오는 것을 보면 그래도 6.25 이후의 세대지만 대형교회의 목사요 한국교회와 민족의 역사를 섬기려고 하는 목사로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민족의 역사를 섬기고 아픔을 보듬는 영적지도자가 되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돌아왔습니다.

 

 

담임목사 소 강 석

시인, 목회학박사

칼빈대 석좌교수, 국민일보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