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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규용인시장 [칼럼] 백인(百忍)

 

백번을 참는다가 일백백(百)자 참을 인(忍)자다. 통계에 의하면 가훈중에 '백인'이 제일 많다고 한다.옛날부터 가풍이 있는 집에서는 조상님이나 당대의 집안 어른이 가르침으로 정해놓은 가훈이 있다. 또 회사에서는 사훈이 있다.


우리집에서는 조부님께서 '적덕'을 강조하셨다. 적덕이란 덕을 쌓아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의미로 해석한다면 남에게 봉사하고 유익한 일을 많이하라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적덕지가에 '필유여경 이며 적악지가에 필유여앙(積德之家 必有餘慶 積惡之家 必有餘殃)이라고 했다.


즉, 덕을 쌓는 집안에는 경사가 있으며 악을 쌓는 집안에는 재앙이 따른다라는 말이다. 논어 에서는 '덕불고 필유린'이라 했다. 덕은 반드시 외롭지 않고 이웃과 친구가 생긴다라는 뜻이다.


가훈 중에는 전해오는 얘기 중에 경주 최 부잣집은

 

*벼슬은 진사 이상은 하지마라,

*흉년이 들었을때는 사방백리안에 굶는사람이 없도록 해라',

*집에 찾아오는 나그네에게 반드시 숙식을 제공하라

*집안의 새로 시집온 며느리는 삼년동안 하인과 꼭 같은 무명옷을 입고 먹는다',

*흉년이 들었을 때는 소작인들로부터 소작료를 받지 말라 등 여러 조항의 가훈이 있었다고 한다.


한 집안에서 자손을 잘되게 하기 위해서 부모가 피땀 흘려 번 돈을 유산으로 물려주는 방법과 교육을 잘 시켜서 사회에 진출시키는 방법 등이 있는데 옛날 가르침 중에 조상이 음덕을 쌓아서 자손이 잘되게 하라는 말이 있다. 자손을 교육 잘 시키고 재물을 많이 물려줘도 부모와 조상이 덕을 쌓아 자손이 잘되게 하는 것만 같지 못 하다라는 뜻이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면서 참아야 할 일이 많다. 추워도 참고 더워도 참아야 한다. 남이 나에게 잘못했을 때 화나는 것을 참아야 한다. 남이 모욕적인 말을 나에게 할 때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아야 한다. 가난으로부터 오는 고통도 참고 고비를 넘겨야 한다.


일평생 함께 사는 부부도 웬만한 일을 참고 넘어가야 집안이 구순하다. 그런데 나이가 지긋한 사람보다 젊은 사람이 참을성이 적은 것 같다. 이혼율이 높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세 번을 참으면 살인도 면한다라는 말이 있다. 한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일생을 망친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아닐 것이다.


옛날 어떤 사람이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밤늦게 집에 돌아와 호롱불 밑에 잠자고 있는 부인을 보니 옆에 웬 남정네의 상투 끝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순간 피가 거꾸로 흐르는 분노가 치밀면서 , '이런 죽일년이 있나...! 서방은 힘들게 일하면서 고생하는데 집안에 외간남자를 끌어들여 바람을 피우다니! 내 이년을 요절을 내야겠다...


내심 생각하고 부엌으로 뛰어 들어가 식칼을 들고 나와 잠자고 있는 외간 남자를 향해 칼로 찌르려는 순간, 한 번 참고 낯짝이나 확인해 보자고 이불을 확 걷어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남정네인줄 알고 죽이려 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처제였다.

처제가 언니네 다니러 왔다가 머리를 감고 머리를 위로 치켜 동여맨 것이 호롱불 밑에서는 상투로 보였던 것이다. 잘못 본 것이다. 한 순간의 분을 못 이겼다면 처제를 살인하는 엄청난 일을 저지를 뻔한 것이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참아야 할 일이 많다. 내 처지가 조금만 불리한 것 같으면 순간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조직사회에서도 참고 견뎌야 할 일이 많다. 인내하고 극복하다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 사필귀정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무인불승(無忍不勝)이라고 했다. 한때 곤궁한 처지, 열패감, 모욕감을 참지 못하면 큰 그릇이 될 수 없으며 승리 할 수없다라는 뜻이다.


서양 격언에 '험난한 파도는 능숙한 사공을 만든다' 라고 하였다. 우리는 강인한 인내심으로 한때의 좌절감과 어려움을 극복해야 승리할 수 있다. 마치 어둠이 지나면 찬란한 태양이 떠오르듯이 말이다.


나 같은 경우 4전5기하면서 20년 동안 인고(忍苦)의 세월을 극복하여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 정신은 백인(百忍)이었다. 어려워도 백번을 참자!


공직자에게 어찌 어려움이 없겠는가...! 민원인들로부터 억울한 얘기를 듣는 경우도 있고 모함과 시기, 금전에 관련된 유혹 등등 많을 것이다. 나같은 경우 시장에 취임하여 참아야 할 일이 많았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각종 집단 민원, 중상모략, 음해, 등...


그러나 오로지 용인시민을 바라보고 용인시 잘되는 길...! 그 길만을 바라보며 참고 또 참으며 나에게 주어진 사명의 길을 갈것이다.

 

과거 선거에 몇 번 실패하면서 견딘 세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스개 말로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이지만 선거에 떨어진 사람은 사람취급을 못 받는다라는 말이 있다. 선거에 떨어지면 느끼는 그 열패감, 참담한 심정과 모멸감, 타인으로부터 느끼는 홀대감 등등 참아야 할 일이 참으로 많다.


 

백인당중 유태화(百忍堂中 有泰和)라고 했다. 백번 참는 집에 큰 화목(평화)이 있다. 우리 시에 '백인당중 유태화'를 기원해본다.

 

새해 아침에 시장으로서 남은 임기 삼년반을 '백절불굴'의 강인한 '백인'의 정신으로 올곧은 길을 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