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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규시장의 생생칼럼 [새옹지마]

 

북쪽 국경지방에 점을 잘 치는 늙은이가 살았는데 하루는 그의 말이 북쪽으로 달아났다. 사람들이 위로했지만 그는 복이 올지도 모른다면서 태연했다. 몇 달 뒤에 그 말이 튼튼한 말을 여럿 거느리고 돌아왔다.


사람들이 축하하자 그는 재앙이 닥칠지도 모른다면서 별로 기뻐하지도 않았다. 얼마 후 그의 아들이 말을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바람에 다리를 절었다. 노인은 여전히 태연했다. 일년 뒤 북쪽 오랑캐가 침입하자 젊은이들이 모두 군대에 끌려가서 대개 죽었지만 그의 아들은 집에 남게 되어 목숨을 건졌다.


 "인간만사 새옹지마'는 원나라의 중 희회기(熙晦機)의 시에서 유래하는 말이다.


 시골에서 농사짓는 아버지는 60이 넘도록 온갖 고생을 다했다. 서울에 유학간 아들의 학비를 대기 위해 돼지와 소도 팔았다., 아들이 고등고시에 합격하던 날 아내가 죽었다.


 얼마 후 신도시 개발개획이 발표되자 땅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아 그는 벼락 부자가 되었다. 아들은 출세해서 고위층이 되었다. 그는 돈을 주고 전국구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러다가 거액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폭로되어 감옥에 갔다.



 그는 위암 말기라는 의사의 선고를 받았다. 멜로드라마 같지만, 현실에서는 얼마든지 있는 이야기다. 사람의 일이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의미에서 "새옹지마"는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다.


 

수백 억 대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그 후 어떻게 되었던가? 동양이든 서양이든 대부분이 이혼, 술, 여자, 도박, 마약 등으로 불행하게 되었다는 통계도 있다.

 

그러나 오늘도 변함없이 무수한 사람들이 대박 당첨의 꿈을 안은 채 복권을 산다, 권력과 재물을 탐하다가 감옥에 들어앉아 있거나 한번이라도 거기 갔다 온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그것이 바로 "새옹지마"라고 말한다.



내가 겪은 일로 비추어 보아도 '새옹지마'의 뜻을 알것 같다.이 세상에 승부에 지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으며 재산을 버리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게 쉽게 사기 당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당하 고 나서 이 새상 사람들에게, 또는 친한 사람들에게 하소연 한들 앞에서는 안됐다... 하고 동정을 표시하지만 과연 속으로는 '네가 잘못 판단했으니 그렇게 당할 수 밖에 없었겠지..., 어수룩하니 그렇겠지... 하고 자의적인 해석을 한다. 그것이 세상 인심인 것이

새옹지마는 내 경우를 비추어 봐도 의미심장하다.

 


 한 가문의 장손으로서 많은 재산을 물려받았는데 그 재산을 잘 지켜야 하는 것이 자손된 당연한 도리이다. 그러나 정치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재산이 잘 보존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본다. 물려 받은 재산이 많은 친구들을 보면 대개 사업상 과욕을 부리거나 그로 인해서 사기를 당하여 쫄딱 망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봐왔다.

 


 내가 4번 실패하고 다섯 번째 선거에 당선하면서 재산이 남아 있다고 한다면 그것이 이상한 것이고 거짓일 것이다. 과거 선거 법이 허술할 때는 선거 한 번 치를 때만다 수 억씩 재산을 탕진했으니 재신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조부님께 송구한 마음은 들지만 손자가 부도덕하게 재산을 없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나쁜 일에는 재산을 버리지 않았고 정치적 신념에 의해 재산을 없앴기 때문에 일종의 정치적 학습 비용(사회라는 학교의 월사금)을 비싸게 치룬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알고 있는 지인중에는 단 한번 선거에 패배하고 재산을 다 탕진하여 고향을 등진 사랍도 있다. 선거에 낙선해서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홧병으로 죽거나 술로 폐인이 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그나마 나는 4번 실패하고 다섯 번째 성공했으니 실패한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행복한 사람이다.



선거에 패배했을 때는 무척 괴롭고 답답하여 이 세상을 등지고 싶은 심정이 들 때도 한 두번 아니었다. 빚독촉을 받을 때는 가족들 조차 보기가 민망하여 아무도 모르는 산속 깊숙히 들어가 살고 싶은 때도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로 부터 느끼는 모멸감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어쩌면 그것은 '자격지심'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극복하지 못했다면 오늘의 나는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4전 5기의 저력은 무시 할 수가 없다는 것을 선거를 통해서 나는 알았다. 작년 6`2지방 선거시 인지도 면에서 큰 효력을 봤기 때문에 이 세상에 그냥 댓가 없이 주어지는 것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래, 이 번에는 '김 학규' 밀어주자, 하는 다소간의 동정론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특출난 경력이 없는 사람이 첫번 째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현상이라고 한다면 나 같은 경우에는 4전5기라도 감지덕지 유권자에게 감사할 일이고 겸허하게 처신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일 것이다.


 오늘의 행운이 내일의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고 오늘의 불행한 처지가 내일의 행운이 될 수 있는 것을 나처럼 극명하게 체험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 만사 '새옹지마'인 것이다.


그런데 눈앞의 현상만을 가지고 금방 울고 웃고 할 것인가...? 멀리 보면 하찮은 것일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 세상살이가 잘 나간다고 우쭐할 것도 못되고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주눅 들거나 좌절한다거나 절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결론은 이 세상을 나 나름대로 살아본 결론이다. 내가 실패의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은 할 수 없을 것이다.



과거 선거에 실패 했을 때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외면하고 지나치던 사람이 시장에 당선하고 나니 가장 친한체 한다. 그리고 모르는 동생, 형, 삼촌이 많이 생겼다. 이런 친척(?)들은 시장직에서 물러나면 순식간에 종적을 감출 친척들이다.이런 것이 세상 인심이다.


그런데 주변을 돌아보면 쥐꼬리만한 권력과 배경을 가졌다고 천년 만년 영원히 지위를 유지할 것처럼 으스대는 꼴불견을 보면 한심한 마음이 든다. 감투자랑, 돈 자랑, 학벌 자랑, 재주 자랑하는 사람 보면 가관이다.


이 세상에 영원한 권력, 영원한 부자는 없다. 그래서 '권력무상', '재력무상'인 것이다. 어떤 종교에서는 인간이 욕심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것이 마치 불을 향하여 타죽는 줄 모르고 뛰어드는 '불나방'의 형상과 같다고 했다. 이 세상 일이 잘 풀리거나 안 풀리거나 그 때마다 '일희일비' 할 것이 아니라 인생 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로 위안을 삼으심이 어떨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