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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목사 칼럼] 하드웨어냐,소프트웨어냐

이름 없이, 빛 없이 묵묵하게 섬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요즘 사단법인 군선교회 이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평생 군에 대해서 빚진 자가 되게 하시더니 하나님께서 군선교회 이사로 섬기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한 2년 전부터 군선교회에서 군선교 전략 연구소를 개소한다고 저더러 소장을 맡아 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군종병을 해 본적도 없고 군선교 전략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이라고 몇 번을 거절했습니다. 그래도 계속 막무가내로 "한국교회 큰 목사님들이 다들 은퇴를 하시고 이제 돈 내 놀 사람도 없고 오직 적임자가 소목사님 밖에 없다”고 하면서 무조건 맡아 달라는 것입니다.

 

 

▲ 논산훈련소 진중세례식

 

 그래도 저는 못한다고 미루고 계속 빼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를 찾아와서 브리핑을 해 주는 것입니다. 지금 군선교의 한계라든지, 싱크탱크의 필요성이라든지, 군선교에 대해서 전체적인 설명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현재 군목이나 군목 출신 목사님들이 싱크탱크를 구성하여 해야 할 일들을 전체적으로 핸드링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싱크탱크 역할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을 때 가슴이 뜨겁고 사명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난 목요일에 군목들과 함께 모여 점심부터 저녁까지 전체토론을 하고 분과토론을 한 후에 다시 전체 앞에서 발표를 하였습니다. 제가 1분도 안 빠지고 쭉 들어 보았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너무 너무 중요한 사명과 비전을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제가 조금만 더 스터디를 하고 몇 번만 더 연구 발표를 들으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어떻게든지 그 사역에 돈을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말 바쁜 일정 속에서 저로서는 엄청난 시간을 투자했는데 너무 보람되고 의미가 있었습니다. 주로 많은 사람들이 어떤 사역이나 선교를 할 때 먼저 하드웨어를 생각합니다. 목회를 하더라도 "건물을 얼마나 크게 짓느냐, 몇 명이 모이느냐, 예산이 얼마냐”이런 것을 생각합니다. 또 선교를 하는 사람들도 눈에 보이는 건물을 짓거나 업적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래서 돈을 얼마 들여도 "어디에 건물을 하나 지어놨다, 기념 교회를 지었다” 이런 것을 자랑하려고 합니다.

 

 

 

가령 군선교도 "어느 부대에 교회를 하나 지었다”이런 하드웨어 사역을 하려고 합니다. 물론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하드웨어가 있어야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도 여러개 교회를 지었습니다. 정권사님 칠순 기념으로 해서 국내외에 교회를 짓거나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하드웨어를 아무리 구축을 해 놔도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것은 고철 덩어리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사역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정말 그런 눈에 보이는 건물이나 업적이 아니더라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꼭 필요하고 주님 나라에 요긴한 우선적인 일들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은 남들이 잘 안 합니다. 대부분은 업적을 내는 곳에만 일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까지 국내외적으로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 사역을 많이 해 왔습니다. 그런 일들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의 소신은 "하나님이 아시면 된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면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하나님이 저와 우리 교회에 더 많은 보상을 하시고 축복해 주실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하나님만 기뻐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우리 교회는 드러내지 않고 비밀리에 하는 선교를 많이 했습니다. 앞으로 군선교 연구소 개소식도 할 텐데, 저는 관계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절대로 언론에 알리지 말자, 이런 일을 명예로 하느냐, 은밀히 하자, 우리가 이름 좀 안 나면 어떠냐, 하나님이 기뻐하시면 되는 것이 아니냐”

 

 

 

그렇습니다. 정말 이름을 내고 알려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교회 이미지와 교회 영광성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 이름과 교회 이름을 내세우기 위해서 비밀을 요하는 사역을 자꾸 드러내려고 하면 안 됩니다. 이런 사역은 은밀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한국교회는 자기 이름을 내고 스타플레이를 하려다가 전체가 손해를 보고 불이익을 받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의 바벨탑을 쌓고 욕망의 바벨탑을 쌓다가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경우는 타종교의 쓸데없는 비판과 도전을 받게 합니다. 우리가 정말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의 보상하심을 믿는다면 하드웨어 사역이 되었건, 소프트웨어 사역이 되었건, 그저 믿음으로 묵묵히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이름이 드러나거나 안 드러나거나 또 우리 교회 이름이 알려지건 안 알려지건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정말 사회적으로 공감하고 그것 때문에 복음 전파의 문이 열리고 선교의 순기능을 한다고 할 때, 이름도 내고 언론 플레이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드웨어건 소프트웨어건 우리가 주님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성도들도 교회를 섬길 때 이런 믿음과 중심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으로 교회 봉사뿐만 아니라 선교 사역과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에 이름 없이, 빛 없이 묵묵하게 섬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