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의회는 지난 4월 28일 열린 제23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LNG 열병합발전소 건립 반대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고, 인근 용인시 원삼면에 추진 중인 SK반도체 산업단지 내 LNG 열병합발전소 건립 계획에 대해 강력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번 결의문은 더불어민주당 이관실 의원이 대표발의로 낭독했다. 이 의원은 “발전 대신 환경을 지켜온 우리 안성 시민들이 이제는 일방적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며 “시민의 건강과 미래세대의 삶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강조했다.
안성시의회는 이번 결의문을 통해 LNG 발전소 건립이 안성 경계에서 불과 2.5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해 있어 대기오염, 수질오염, 온실가스 배출 등 심각한 환경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하루 36만 톤의 오폐수가 고삼호수로 유입되고, 연간 45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안성의 친환경 농업과 시민 건강이 중대한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관실 의원은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안성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고, 평가범위 역시 법적 기준(10km)을 무시하고 5km로 축소해 진행된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심각히 훼손한 것”이라며 “안성시민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시의회는 LNG 발전소 건립이 글로벌 추세인 RE100(재생에너지 100%) 실현 노력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결의문은 “RE100 이행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LNG 발전소를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국내 반도체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의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구사항을 정부와 사업자에게 공식 전달했다.
▲ 첫째, 현재 추진 중인 LNG 열병합발전소 건립 전면 보류
▲ 둘째, RE100 실현이 가능한 지역으로 반도체 산업단지 일부 지방이양 검토
▲ 셋째, 주민 의견을 반영해 10km 범위 내 모든 사업에 대한 누적환경영향평가 재실시
안성시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안성은 더 이상 수도권의 환경 피해 집적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안성 시민과 끝까지 함께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번 결의는 단순한 지역 반발을 넘어 '환경 정의'에 대한 외침이었다.
"용인은 이익을 보고, 안성은 피해만 본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개발이익만을 앞세운 정책이 지역 간 갈등을 얼마나 증폭시킬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산업발전과 환경보호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민을 존중하고 미래세대를 생각하는 정책 결정이다.
이관실 의원과 안성시의회가 외친 경고가, 대한민국 산업정책과 환경정책의 방향성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