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사신문) [비상계엄 선포 관련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의장 성명서 전문]
2024년 12월 3일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날이었습니다. 국민의 희생과 노력으로 쌓아 올린 민주주의의 토대가, 국가의 최고 지도자라는 사람에 의해 심각히 훼손된 날로 기록될 것입니다.
헌법이 명시한 비상계엄 요건과 절차를 무시한 채, 정치적 이유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행동입니다. 특히, 제1호 포고령을 통해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 활동을 금지한 것은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폭력이었습니다.
세종특별자치시의회는 당시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의 2025년도 예산을 심의하던 중, 비상계엄 포고령으로 인해 긴급히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이는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의 기본적인 역할마저 마비시키는 초헌법적 폭거였습니다.
결국 이 기괴한 상황을 종결시킨 것은 다름 아닌 국민의 하나 된 힘이었습니다. 국민의 손으로 선출된 190명의 국회의원이 비상계엄 해제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보여줬고, 국민들께서도 늦은 밤 국회로 모여 공권력이 국회를 찬탈하려는 시도를 막아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힘과 마음이 모여 마침내 비상계엄은 오늘 새벽 해제됐습니다.
이제는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반헌법적인 비상계엄을 주도하고 이에 가담한 모든 자에게 명확히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번 사태를 단죄하지 못한다면, 어제의 치욕적인 역사가 반복될 것입니다.
당연히 이번 사태를 만든 장본인은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정치와 경제를 이끌어 가는 선진국으로 거듭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5월 10일 이후로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노동 등 모든 분야에서 후퇴를 거듭하며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역사의 단죄를 통해 정상화해야 합니다.
저는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의장으로서, 시민의 삶이 다시 평온을 찾을 수 있도록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민주주의의 가치가 실현되는 세종시를 만들어 가는데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습니다.
2024.12.4.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의장 임채성